Book

『언니밖에 없네』 정말.

 동성애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언제 처음 접해봤을까를 생각해보니 무려 중학생 때 인소를 읽다 팬픽까지 읽게 되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. 거부감이 들면서도 묘하게 끝까지 읽게 되어 당시 유명했던 팬픽은 서너 편 정도 완독했던 것으로 기억난다. 그리고 어쩌다 <친구 사이?>라는 작품도 보게 되었다. 그때는 게이 영화라고만 알고 봤기에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주연이 이제훈에 연우진이었고 감독은 김조광수였다는 것을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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몫, 최은영

  먼 훗날 지금의 나를 떠올린다면, 그 때의 나는 어떤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을까. 많은 조언이 필요하다고 느낄까. 아니면 잘 하고 있다고 그대로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을까.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 채 헤매고 있을 때,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하며 갈피를 잡는 일은 다른 누구의 응원보다도 스스로에게 꽤나 큰 자신감을 실어준다.    요즘같이 혼자 있는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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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2년생 김지영, 조남주

책은 제목과 같이 1982년에 태어난 여성 김지영 씨의 일대기를 통해 그 세대 여성들의 삶, 또 그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, 날것의 시대상을 직설적으로 증언한다.김지영 씨의 삶을 나열해보자면 이렇다. 태어나기 전부터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엄마에게 눈칫밥을 먹게 한 것으로 시작해, 뭐든 남동생이 먼저, 저와 언니는 뒷전인 순서에 익숙해져야 했던 것은 물론, 눈물 나게 괴로웠던 남자 짝꿍의 괴롭힘은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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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은영, 쇼코의 미소

*짧은 감상과 단상의 글입니다. 증오할수록 벗어날 수 없게 돼. p.27 가족- 어떤 이가 사는 곳은 미움의 소리로 뒤덮여 온갖 소음으로 가득 차거나, 시선의 교환이 끊겨 오랫동안 쌓인 침묵으로 존재한다. 태어나면서 결성된 그 무리는 다른 이들과 쉽게 구별되면서도 단지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는 안일함 때문에 가까이에서 가장 먼 사이가 되기도 한다. 나는 그곳에서의 사랑을 떠올린다. 아마도 만지고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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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가원佳園」 다 옛날 일이다.

“응, 알아. 우리 할머니는 그런 사람이지.” 강화길의 소설집 화이트 호스 中 가원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보았습니다.  2년 전이던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. 나는 어렸을 때의 어느 순간부터 계속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. 우리 집은 방이 세 개 있는 아파트로 엄마와 아빠가 사용하는 안방, 오빠 방, 그리고 할머니의 방까지 하고 나면 내 방이 없었다. 그래서 나는 한동안은 안방에 내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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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과, 구병모

책의 제목인 「파과」 는 쓰이는 한자에 따라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. 여자의 나이 16세, 즉 이팔청춘을 가리키는 破瓜, 흠집이 난 과실이라는 의미를 가진 破果. 이야기는 정반대의 뜻을 가지다 못해 영 관련 없어 보이는 두 가지 풀이를 밀도 있게 함축한다. 작가가 유려한 문체로 묘사하는 주인공 ‘조각’의 인생이 그렇다. 영화의 그것과 다름없는 이야기의 스케일과 세밀한 묘사, 치밀하게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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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락, 은모든

법적으로 안락사가 가능해진 미래에, 나와 가까운 이가 자발적 죽음을 선언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할까. 그의 선택을 오롯이 존중할 수 있을까. 소설 『안락』은 국민 투표에 의해 안락사 법안이 통과된 2028년을 배경으로 팔십대의 노인 이금래가 자신의 수명 계획을 발표한 후 죽음을 정리하는 과정과 그로 인해 크고 작은 변화를 겪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. 소설에서는 이금래의 죽음보다 서술자인 지혜의 삶을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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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야 언니에게, 최진영

세상이 웃기다. 당연한 일은 떳떳하게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되어 묵살되고, 그 현장은 눈앞에서 생생하게 일어난다. 보란 듯이 서 있는 성범죄 가해자와 그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연대의 현장. 가리지도 않는 떳떳한 그들의 어깨동무. 아,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는구나. 어떤 일상도 잃어버리지 않았구나. 내가 사는 세상이, 제야와 제니가 사는 세상은 그렇구나. 왜 어째서. 최진영 작가의 소설 『이제야 언니』는 ‘제야’가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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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게 무해한 사람, 최은영

“무해하다”는 건 어떤 의미일까? 최은영 작가님의 기사를 찾아보던 중, ‘무해한 것’은 어떤 느낌일까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.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할 때, 관계가 아닐 때 무해한 사람이 되기는 더 쉬운 것 같다고. 실제적인 삶에서 엮여 살게 된다면 그럴 수만은 없고, 아마도 진짜 관계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 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. 최은영 작가의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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붕대감기, 윤이형

윤이형의 소설 붕대 감기에는 많은 여성들이 등장한다. 170페이지가 조금 못 미치는 분량이지만, 그 속에는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. 그리고 그들은 서사적으로 연결돼있다. 여자들은 어디에나 있었고, 그들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걸 알려주는 듯하다. 여성 간의 연대만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다. 자주 화두가 되는 문제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시해 준다. 페미니스트의 기준 또는 모습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과 함께 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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